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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 신고 백두산도 간다지만… 비 오는 날 등산할 땐 이건 꼭 알고 가자

by editor4829 2025. 5. 15.

자연은 영화가 아니니까, 낭만보다 안전을 먼저 챙기자

장화 신고 백두산도 간다지만… 비 오는 날 등산할 땐 이건 꼭 알고 가자”

비 오는 날 산은 단순히 젖은 흙길 정도가 아닙니다. 경사가 조금만 있어도 마치 미끄럼틀이 되고, 바위는 ‘슬리퍼’로 진화하며, 나뭇가지 사이에 고인 물은 예상치 못한 ‘즉석 샤워기’가 되기도 하죠.

이 모든 걸 무시하고 얇은 운동화 하나에 얇은 우비만 걸치고 산을 오르는 건, 자연에 대한 무모한 도전일 뿐입니다. 그날의 감성 한 스푼이 내일의 깁스 라이프가 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비 오는 날 등산을 생각한다면, 첫 번째는 ‘오늘 꼭 가야 하나?’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는 겁니다. 비가 예보됐다고 해서 무조건 취소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강수량과 시간대, 산의 고도와 지형을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급경사와 바위가 많은 산은 비가 조금만 와도 매우 위험해지거든요. 간혹 ‘비 오는 날 등산하는 내가 멋있어 보인다’는 착각에 빠지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안전은 멋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걸 명심하세요.

우비 하나로는 어림없다, 장비빨이 생명을 살린다


비 오는 날 등산의 생명선은 장비입니다. 평소에는 그냥 ‘있으면 좋은 것’들이 비 오는 날엔 ‘없으면 큰일 나는 것’으로 바뀌죠.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건 단연 방수 기능입니다. 상하의 레인재킷은 물론이고, 방수 등산화까지 갖춰야 진정한 비 산행 준비 완료라고 할 수 있어요.

특히 레인재킷이라고 다 같은 레인재킷이 아닙니다. 그냥 편의점에서 파는 비닐 우비는 솔직히 등산용으로는 ‘얇은 비닐봉지’ 수준이에요.

한 번만 나뭇가지에 걸려도 찢어지고, 통풍은 안 되니 안에서 땀이 비처럼 쏟아지죠. 이러면 안 입느니만 못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가능하다면 가볍고 방수, 방풍, 통기성까지 고려된 기능성 재킷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신발은 더더욱 중요합니다. 아무리 발이 가볍다고 해도 일반 운동화로 산에 오르다간, 정말 발목이 가볍게 접힐 수 있어요. 비 오는 날에는 바위가 기름칠한 듯 미끄러워지고, 진흙은 미끄럼틀처럼 변합니다.

방수 등산화에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밑창, 그리고 발목을 잡아주는 구조가 필수입니다. 여기에 등산용 스틱까지 갖추면 안정성이 크게 올라가죠.

또 하나 간과하기 쉬운 건 배낭 커버입니다. 아무리 몸이 방수라도, 배낭이 젖으면 끝입니다. 안에 넣어둔 옷, 음식, 전자기기들이 우르르 피해자가 되죠. 요즘은 아예 방수 배낭이나 속주머니도 많이 나오니, 하나쯤은 장만해 두는 걸 추천드려요. 비 오는 날 장비는 결코 사치가 아닙니다. 생명과 안전을 위한 보험 같은 존재예요.

길을 아는 자보다, 돌아올 줄 아는 자가 진짜 산꾼이다


비 오는 날 등산은 ‘정상 찍기’보다 ‘무사 귀환’이 우선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비 내리는 날도 굳이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데, 사실 이건 조금 위험한 사고방식입니다.

특히 날씨가 예측보다 악화될 경우, 산속에서는 도망칠 길도, 우회할 길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판단을 빠르게 해야 합니다.

가장 흔한 실수가 “여기까지 왔으니까 조금만 더 가보자”입니다. 이른바 ‘쫌 만병’이죠. 하지만 산은 우리가 도전 의식만으로 정복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특히 안개가 심해지거나 시야가 좁아지면 방향 감각이 떨어지고, 길을 잘 안다고 자신했던 사람도 쉽게 길을 잃을 수 있습니다. 내비게이션이 잘 안 잡히는 고도에서, 등산 앱도 못 믿을 수 있어요.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상황 판단 능력입니다.

비 오는 날엔 특히 ‘하산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날씨가 심상치 않다고 느껴질 땐, 아쉽더라도 내려오는 게 맞습니다. 이건 패배가 아니라 현명한 전략적 후퇴입니다.

그리고 하산 시에는 올라갈 때보다 더 조심해야 해요. 비에 젖은 흙길은 내려올 때가 더 미끄럽고,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선 부상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산은 늘 거기 있습니다. 오늘 못 갔다고 사라지지 않아요. 다음에 날씨 좋을 때 다시 오르면 됩니다. 중요한 건 지금의 나를 안전하게 돌려보내는 겁니다. 그게 진짜 산꾼의 자세입니다.

비 오는 날의 등산은 조금의 낭만과, 아주 많은 현실적인 준비가 필요합니다. 자연은 언제나 아름답지만, 그 아름다움은 준비된 자에게만 웃어줍니다. 감성은 사진으로 남기고, 안전은 행동으로 챙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