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구단 체제의 한계, 이제는 정말 하나 더 필요할 때?

9라는 숫자는 야구에서는 익숙하다. 9회, 9명, 9번 타자. 하지만 리그 구성에서는 참 난처하다. 경기 일정 짜기도 애매하고, 매 라운드마다 한 팀은 꼭 놀아야 한다. 심지어 특정 팀은 "우리만 쉬는 날 왜 이렇게 많아?" 하며 항의할 판이다.
팬 입장에서는 주중 3연전을 기대하다가 우리 팀이 쉬는 주라면, 갑자기 일상이 공허해진다. 그러니 제10 구단 창단 루머가 다시 고개를 드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또 하나, ‘10’이라는 숫자는 어디서 봐도 꽉 찬 느낌을 준다. 10 구단 체제면 딱 5경기, 10개 팀, 홈과 원정도 정확히 나눠지니 참 계획표 짜기 좋다. 심지어 올스타전도 동서로 나누기가 깔끔하다.
지금은 팀 수가 홀수다 보니 일정도 꼬이고, 정규시즌 마지막 날도 팀마다 경기 수가 달라져서 뭔가 드라마틱한 마무리도 어렵다.
KBO는 그동안 제10 구단 창단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해 왔지만, 말이 나오면 항상 “검토 중입니다”나 “논의 예정입니다” 수준에서 그쳤다. 사실 KBO 입장도 이해는 간다. 구단 하나 생긴다고 해서 갑자기 수익이 늘어나진 않고, 문제는 팀을 맡을 기업이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야구단 운영은 돈만 있으면 되는 게 아니라, 돈을 써도 계속 써야 하기 때문이다. 야구는 로또가 아니다. 시작은 쉽지만 유지가 어렵다.
그렇지만 팬들의 기대는 계속되고 있다. 새로운 팀이 들어오면 신생팀 특유의 패기와 스토리가 생기고, 지역 기반 팬덤도 확장된다.
무심한 듯 시크하게 “창단? 누가 또 손 들겠어?” 하고 있다가도, 어느 날 진짜 후보가 나타나면 팬들 반응은 폭발적이다. 심지어 팬들 사이에서는 벌써 “제10 구단은 제주?”, “전주가 좋다더라?”, “대전이 또 생기면 어쩌지?” 등등 상상의 나래가 펼쳐진다.
결론은? 제10 구단, 지금 필요한가? 그건 아마도 ‘예’ 일 확률이 높다. KBO 리그의 안정적인 운영과 팬 만족도를 위해서라도 10이라는 숫자는 맞춰야 할 시점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후보 지역 전쟁: 제주부터 청주까지, 누가 웃게 될까?
자, 이제 본격적으로 누가 제10 구단이 될 수 있을지를 이야기해 보자. 이건 마치 새로운 아이돌 오디션 보는 느낌이다. ‘잠재력 있는 루키는 어디에?’라는 질문을 던지고, ‘야구장을 지을 부지도 있고, 시에서 의지도 있으며, 지역 내 기업체가 후원할 의사가 있다’는 삼박자를 갖춘 도시를 찾는 여정이다.
현재까지 팬들 사이에서 자주 언급되는 후보지는 몇 군데 있다.
첫 번째는 제주도. 'KBO 최초의 섬구단'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참신하다. 제주도는 관광도시인만큼 연고지로서의 상징성도 크고, 시즌 중 관광객 유입도 노려볼 수 있다. 단점이라면 이동 거리. 선수들이 ‘2연전 끝나고 또 비행기 타고 제주행’ 이런 건 좀 피곤할 수 있다. 하지만 "비행기에서 숙면하면 되지!"라는 쿨한 생각도 가능하다.
다음은 청주. 사실 청주는 그동안도 2군, 또는 특별 경기로 KBO와 인연이 깊다. 야구팬도 많고, 구장도 이미 어느 정도 기반이 잡혀 있어 스타트가 빠를 수도 있다. 문제는 지역 기업이 야구단을 운영할 여력이 있느냐는 점. 청주 기업들이 “그냥 응원만 할게요…” 하는 분위기면 곤란하다.
전주는 어떤가. 전주는 음식 좋고 사람 좋고 야구에 대한 열정도 있는 도시다. 다만 지금까지 프로팀 기반이 없었던 만큼 인프라가 다소 약하다는 점이 걸린다. 하지만 ‘완전한 신생팀’의 느낌을 원한다면 전주도 꽤나 매력적인 선택지다. 게다가 김치볶음밥 먹으며 응원할 수 있는 구장은 흔치 않다. 진짜다.
마지막으로 또 하나의 복병, 춘천도 있다. 강원도는 이미 고성 쪽에 2군 훈련장이 있고, 야구에 대한 인프라 확장 의지가 제법 강하다. 다만 역시 ‘기업 스폰서’ 문제가 발목을 잡는다. 춘천닭갈비 구단이 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닭갈비만으로는 FA 시장 못 이긴다.
지역이 어느 곳이든 중요한 건 ‘연고지로서의 자생력’이다. 단순히 팬이 많은 것만으로는 안 된다. 지속적인 관심과 운영비가 뒷받침되어야 하며, 구단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도,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땅을 보고 있고, 누군가는 지자체와 회의 중일 것이다. 팬들은 그저 “제발 좀 생겨라” 외치며 치킨을 뜯고 있지만, 물 밑에서는 이미 큰 바람이 흐르고 있을지 모른다.
만약 창단된다면… 진짜 궁금한 5가지 시나리오
자, 이제 가정해 보자. 정말로 2026년부터 제10 구단이 들어선다고 해보자. 진짜 야구판이 어떻게 뒤흔들릴까? 야구팬이라면 이건 꼭 상상해 볼 만하다. 드라마보다 재미있는 시나리오가 펼쳐질지도 모르니까.
첫 번째 시나리오. 드래프트 제도 대개 편. 신생팀이 생기면 어느 정도 전력보강을 해줘야 하는데, 기존 팀들에서 보호선수를 제외하고 지명할 수 있도록 하는 ‘확장 드래프트’가 진행될 수 있다.
한화 팬들은 벌써 “우리는 누가 뺏기냐…” 하며 걱정 중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다행히도, 보통 신생팀은 너무 약하지 않도록 KBO가 어느 정도 도와주긴 한다.
두 번째, 유니폼과 팀 이름. 팬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농담 삼아 ‘제주 돌하르방즈’, ‘청주 소주파이터즈’, ‘전주 비빔밥스’ 같은 이름들이 돌아다닌다. 진짜로 어떤 이름이 정해질지는 모르지만, SNS에서는 분명 뜨거운 공모전이 벌어질 것이다. 그리고 로고나 마스코트 디자인 하나가 팬심을 좌우할 수도 있다는 걸,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다.
세 번째, 기존 팀 팬덤의 반응.
새로운 팀이 생기면 팬들도 고민에 빠진다. “나 고향이 제주인데, 이제 롯데 응원 그만해야 하나?” “전북 출신인데, 삼성 말고 전주팀 가야 하나?” 등등 팬들의 마음은 복잡해진다. 이른바 ‘2 구단 팬심 갈아타기’ 시즌이 오는 셈이다. 심지어 ‘원정 응원 가면 양쪽 유니폼 다 챙긴다’는 혼종 팬도 생길 가능성이 크다.
네 번째는 중계권 협상과 시즌 일정. 10 구단이 되면 경기 수도 늘어나고, 중계방송 수요도 확 늘어난다. 그럼 야구팬들은 이제 “오늘 뭐 볼까?” 고민 대신 “오늘은 뭐 안 볼까?”를 고민하게 된다. 다만 KBO가 이 기회를 활용해 중계권 수익을 키울 수 있다면, 리그 전체의 발전에도 긍정적이다.
마지막 시나리오. 새로운 ‘영원한 라이벌’의 탄생. 기존에는 LG vs 두산, 롯데 vs KIA처럼 지역 기반의 라이벌 구도가 있었지만, 새로운 팀이 생기면 또 다른 ‘신 라이벌’이 형성될 수 있다. 팬들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응원 재미가 생기고, 야구판은 더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이쯤 되면, 제10 구단 창단은 단순히 ‘팀 하나 더 생기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건 리그의 변화이자, 팬심의 확장이며, 야구판 전체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다. 물론 아직은 루머일 수 있다. 하지만 야구팬들은 안다. 야구에 관한 소문 중 절반은 농담이지만, 나머지 절반은… 슬슬 현실이 되기 시작한다는 걸.